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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회사 말아먹을 녀석

나의 이야기

by 달마9981 2015. 7. 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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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 이상현의 사는 이야기(회사말아).hwp

달마 이상현의 사는 이야기

 

회사 말아 먹을 녀석

 

회계장부 기장하느라 양손과 눈동자가 바쁜 나는,‘~하는 소리에 놀랐다.

경리부장이 거칠게 사무실에 들어온다. 안경 쓴 바싹 마른 얼굴색이 별로다.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진 모양이다. 나를 향한 말투가 불쑥 튀어 나온다.

대뜸상현이, 너 죽었다. 사장에게 찍혔어하는 거다.

다시 인상을 쓰며 통근버스 없애자고 아이디어 쓴 거 너냐?”이건 무언가 잘못 된 듯하였다.

 

어처구니없는 말을 듣고 나는 멍하니 부장을 바라보았다.

황당한 질책에 무어라 할 말을 잊은 나. 다시 이어지는 말.

사장이 왈회사 말아먹을 놈이라고 펄쩍 뛰었다고 한다. 이건 아니다 싶어 변명을 했다. “

통근버스를 없애자고 한 게 아니라 운영방침을 바꾸자고 제안 한 거죠라고.

, 그게 그거지. 왜 잔말이 많아?”하며 찍어 누른다. 미치고 팔딱 뛸 상황이었다.

지방 사장은 서울 본사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온다. 이번 사장은 특이하게 고릴라를 닮았다. 

혼자 히죽 히죽 잘 웃는다. 혼자 말하고 만족하는지 호탕하게 웃곤 한다.

이런 사장에게회사 말아 먹을 녀석으로 찍혀버렸다. 이제 고생문이 훤하다는 말이다.

그 해에 인사고과 후, 조만간 차장 진급을 앞두고 있는 나였다.

 

회사는 가끔 사원들에게회사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를 열었다.

의무적으로 한건 이상 올려야 한다. 아이디어 공모란 무엇인가?

사원들이 생각한 것을 취합하여 회사발전에 활용하고자 함이 아닌가?

그것이 내용이 무엇이건 간에 시시비비를 가려서는 아니 되는 거로 알고 있다.

그건 상식이 아니던가?

 

알고 보니 얼마 전, 사장의 아이디어로 통근버스를 운영했단다.

불과 몇 달 만에 몇몇 녀석이 없애자고 제안한 모양이다.

45인승 대형버스에 고작 10~15명이 타고선, 출퇴근을 하니 비용이 만만치 아니했다.

 어느 때는, 서너 명이 타고 퇴근을 한다. 이건 아닌 거다.

나의 제안은, 25인승 미니버스 지입제를 실시. 차를 출퇴근용으로 하고 틈틈이 프로제작,

출장에 활용하자. 기사도 활용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비용을 분석하고 활용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무조건 통근차 폐지를 주장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제안한 서류를 제일 위로 올려서 보고한 모양이었다.

졸지에 나는 나쁜 놈으로 분류가 되었고 총무국장 이하,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사장의 질타 아닌 질타를 당연하게 받아 들였다.

무슨 제안서, 아이디어 공모전에 이런 죽일 놈이 되는 경우가 있단 말인가?

웃기는 것은, 1등으로 선택되어 상금까지 거머쥔 아이디어가 시간이 지나,

실시되기 전에 폐기된 사례가 있었으니

말이다. 나는 회사를 위한 아이디어를 성심껏 올렸다.

통계 숫자와 그간 실적들을 나열하여 좋은 방안을 수없이 제안했다.

 

사원이 제출한 아이디어는 참고를 하는 거지, 그걸 비판하는 게 아니다.

제일 윗사람이 그 지경이었으니 아래 참모들의 처신이 물과 불 보듯 뻔~ 하지 아니한가?

돌이켜 보면 아쉬운 것 중에 상사를 잘 만나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도 커다란 복이라 여긴다.

결국 얼마 후, 바로 통근버스는 사라졌다. 나만죽일 녀석이 되고나서 말이다.

그 누구 하나, 그 후에 위로 한마디 없었다.

 영원히회사 말아먹을 놈으로 남았던 것이다.

 

나의 아이디어 중에 실행된출근부 폐지, 공중전화 휴게실 설치는 조용히 이루어졌고

돌아온 메아리는 없었다. 당시 나의 별명은독불장군, 일벌레였다.

회식자리에서도나는 회사를 위해 일하지 사장, 이사, 국장들 위해 일하는 게 아니다.”

라고 정색하며 말한 녀석이었다. * 마 침 /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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