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포토에세이~어릴적여자친구 (**

달마9981 2015. 6. 2. 15:07

 

달마 이상현의 사는 이야기(어릴적추억친구).hwp

 

 

 

 

 

 

 

 

어릴 적 여자 친구

선생님~! 제 우리 반 아이에요”“그래? 너 일루와 앞에서라

여자 친구의 외침 한 마디에 반편성하던 날, 나는 간신히 앞자리에 섰다.

임시로 내다 놓은 교실용 기다란 나무 의자에 앉아 우리는 같은 반이 되었다.

아랫집에 사는 친구 김명숙. 선생님에게 나를 자기 반이라고 하여 졸지에 학급을 잃은 미아가 될 뻔?

하다가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 사연이다.

때는, 1961년이었다. 천방지축 말썽장이 녀석이 영산포국민학교 1학년에 입학을 했다.

정문 근처 오래된 벗나무 밑에서 철부지들이 어수선하게 오며 가며 시끄러운 가운데 반 편성을 했다.

나는 줄을 놓치지 않으려고 제일 뒤편에 서서 앞의 아이가 움직이는 데로 이리 저리 움직였다.

선생님의 호명에 따라 아이들은 앞으로 나아가 나무 의자에 앉았다.

 

나는 앞에 선 아이의 뒤를 졸졸 따라 갔다. 보기에 너무 키가 작은 녀석이라.

입학식에 따라 나선 코 흘리게 개구쟁이로 보였던 모양이다. 나무 그늘에 양쪽으로

놓여있는 엉성한 나무 긴 의자에 아이들이 차례로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나는 엉거주춤 하면서 아이들 부근에서 서성거렸다. 담임인 여자 선생님이 보기에

 내가 걸치적 거리는 아이로 본 모양이었다.

! 꼬마야, 어서 집에 가거라. 여기서 얼쩡거리지 말구하는 게다. 그 충격에

무어라 말도 하지 못하고, 울먹이려는 순간에 여자 친구의 외침이 날 살려 준거다.

명숙아, 고맙다이제야 감사의 말을 전한다.

 

영산포읍 영산리 98번지, 나의 보금자리 양철지붕 집 시절 이야기다. 아랫집에 살던

동갑내기 여자 아이, 양쪽에 머리를 묶고 갸름하고 귀엽게 생긴. 엄마와 남동생 3식구가

기와집서 살고 있었다. 동갑인 우리는 무척 친하게 놀았던 기억이 난다. 태어나 첨으로

 여자와 소꿉놀이, 나는 아빠 너는 엄마하면서 말이다. 주로 그 아이 집, 마루 근처에서

 아롱다롱 신혼의 재미를 보냈다.

겨울엔, 그녀 집 커다란 굴뚝 옆에서 쪼그리고 겨울 해가 따스하게 비쳐주는 공간에서

깨어진 사금파리와 소꿉놀이 물건을 가지고 놀았다. 어느 날, 날 벼락이 떨어진 사건에

 둘은 헤어지는 아픔을 맛보았다. 새로운 담을 쌓게 된 우리 집은, 경계선으로 인하여

친구 엄마와 온 동네 떠들썩하게 싸웠던 기억이 난다.

그 싸움 사건이 있은 후, 신혼 소꿉놀이는 부모들의 불호령에 해산되어 버렸다.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얼마 후, 그녀는 이웃 동네로 이사를 가버렸다. 국민학교 졸업 후,

그녀는 영산포 여중, 난 영산포 중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어느 날, 우연히 영산포 다리 근처 사거리에서, 나는 어물전 쪽에 그녀는 대각선으로

정육점 앞에서 우린 극적인 재회를 했다. 바로 10여 미터 떨어진 거리였지만.

교복에 하얀 칼라와 양 옆으로 맨 머리, 갸름한 모습. 그 애를 바라 본 순간,

나의 작은 가슴은 근방...뛰었다. 서로 무어라 말도 못하고 둘이는

잠시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냥, 돌아서서 각자의 길을 가 버렸다.

이제야 생각해보니 후회가 된다. 바보, 말이나 걸어 볼껄. 당시 살기가 어려운 시기고,

나도 얼마 후에 광주로 이사를 갔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 난 홀로 다니는 여행을 취미로

 전국을 돌아다녔다. 여행은 나와의 약속이었다.

어느 겨울 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여행을 하다가 영산포에 도착. 골목 여관에서

그 여자 친구의 소식을, 여관에서 일하던 아가씨로 부터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슬그머니 김 명숙이라는 여자를 아느냐고 그냥 던진 말인데.

 간략하면 이렇다. 그녀 어머니는 갑자기 미쳐서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치료 받았고,

얼마 후에 홀연히 모두 서울로 이사를 갔단다. 어릴 적 다정히 소꿉장난 하며 놀던 아이.

이제는 영영 소식을 알 수 없고 불행하게 된 사연을 가슴 아파하며,

추운 겨울밤 홀로 시골 여관방에서 한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다.

마침 : 20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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