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상고시절외 8편
* 고교 타자반 *
“야..! 신입 회원들, 모두 나와 칠판에 손 대고 엎드려...!”
선배의 고함 소리에 1학년 우리들 신참은 바싹 얼어서, 얼른 달려 나가 칠판에 두 손을 대고, 一名 “어머니 참사랑” 이라는
몽둥이에 엉덩이를 맡겼다. 근디 나보다 어린 선배 말씀 하시길.... 기본이 3대란다.
“딱..딱..딱”
선배의 기운차게 내려치는 방망이의 움직임에, 우리는 긴장하면서 이빨를 꽈악~ 다물고 온갖 인상을 쓰며 참아 내는
모습이라니~! 우린 속으로 외친다. “오메~ 아이고오~! 아픈그..!”
수업이 끝난 후에 모이는, 타자반..
아니 타작반의 분위기는 언제나 살벌하였다. 고놈의 규율이라는거.. 사람 잡는다. 누가 그러더라 “여기는 타자반이
아니라 타작반 즉, 매 맞는곳” 이라고..! 그러면서 무어가 좋다구 꾸역~꾸역 몰려 오는겨?
공포의 타자반, 아니 타작반 클럽활동 시간이 끝난다.
1학년 9반, 친구인 이정만이와 다리를 절뚝 거리며 텅~빈 교실에 와서 바지를 벗어보니, 어머나~! 와~~!
우리 엉덩이 부근 허벅지가 마치 검은 먹칠을 한 것처럼 새카맣다.
아이구 아프라..! 후끈 후끈 하였다.
근방이라도 허벅지에서 피가 흘러 나올 듯 하고... 그치만, 울지 아니하고잘 참아 주었다. 끽~소리 한번 내지 아니하고,
바보처럼 울지도 아니하고 잘 견뎌 주었다.
싸나이가 그 정도 매질에 무너지면 아니되지?
우리는 서로 바라보며 “씨~익” 웃으며 한편으론 자랑?스럽기만한 신고식을 무사히 치룬걸 다행으로 여기고...
절뚝 거리며 교실을 나와, 운동장을 가로 질러서 학교 정문을 나선다. 그래도 이런 매질을 그 누구에게 일러 바치거나,
원망을 하지 아니 하였다.
73년 대전상업고등학교 1학년 9반 시절이다.
특수반으로 처음 입학시, 성적이 좀 좋은 놈들만 8반~10반 까지 만들어 놓고는 결국 2학년 1반 특수반, 3학년 1반 특수반
이렇게 흘러가게 된다.
신학기 초, 조회시간에 공지사항이 전달 되었다.
각자에 맞는 클럽활동을 선택하라는 담임 선생님의 지시에, 금방 머리를 돌렸다. 이미 주판은 1급이상 하니 다른 걸 하면
더 좋을 듯하여, 타자반에 들기로 했다. 그게 가장 훌륭한 선택 일거라는 마음에서...
근데 이게 타작반에 가입한 걸 누가 알았으랴..?
같은 동급생이라도 먼저 들어온 기수가 있었다. 타자반은 기수로 따진다.
벌을 받더라도 차례로 돌아 가면서 단체로 혼이 나는 거다.
1학년 9반 건너편 2층 본관 구석진 타자반에 첨 들어가는 날이다.
첫 날에, 제2기 반장을 뽑는 시간이 되었다. 선배가 우리 모두 타자기에 머리를 박고 엎드리란다. 눈도 감고 조용히 하란다.
그리곤 “반장 하고픈 사람은 가만히 손만 들라.”는 거다.
너무 조용한 분위기다. 잠시 조용한 침묵이 흐르고... 아무도 감히 손을 들질 아니한 모양이다.
다시 한번 선배의 말씀 “반장할 사람, 손들어.”
하기에, 참지 못한 난.. 무었에 홀린 듯 얼릉 오른손을 번쩍 들어 버렸다.
순간 나는 후회했다. 내가 왜? 들었지????
선배의 말씀.. 모두 눈을 뜨란다. 해서, 나는 어찌든 제 2기수 타자 반장이 된거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각 교실에서
아이들은 타작반으로 간다. 한글 타자와 영문 타자가 있다.
선수반은 무지 무지 잘 친다. 손가락이 자판에서 춤을 춘다.
그들은 전국 대회 나가려구 수업두 빠지면서 오로지 연습에만 몰두한다. 공부하기 싫은 녀석들에겐 특권이 주어진 거다.
어쩐지 처음 볼때에 좀 아이들 풍기는 이미지가 불량끼가 있어 보였다.
연습 시간에 가끔 실기시험을 본다.
오타 1자에 1대씩 선배들에게 맞는거다. 정말 그렇다. 타자반이 아니라 타작반이다. 이렇듯 훈련아닌 지옥 훈련에
나는 어느 정도 타자의 맛을 보게 되었고, 당연히 상고생 필수인 타자는 2학년까지 성적표엔 “수”를 기록하게 되었다.
타자반의 기득권이다.
타작반은, 자기 기수중 1명이 잘못하면 전체가 기합이다.
우선 3학년이 전체를 일단 벌을 주고 나면, 다음엔 2학년이 이어 받아서 그 아래 놈들에게 벌을 가한다.
기수가 제일 낮은 우리 기수는 따~따~불로 맞는것이 일이었다.
당시는 선배들에게 심하게 매를 맞아도 그냥 잘 넘어가던 시절이었다. 나는 맷집이 좀 강한?덕에 아프다는 소리 한번도
내질 아니하고, 그냥 때리는 데로 고스란히 맞는거다.
활동시간이 끝나고 본래 우리들의 교실로 간다.
가서 바지를 내리고 보면 시컴해진 허벅지는 피로 물들고... 근방이라도터질듯하고, 무척이나 아파도 하소연도 못하고
조용히 넘어가던 시절.
요즘 학생들 이렇게 당하면 아~마...? 메스컴이 시끄럽게 사고가 날거다.
집에서는 더욱 난리가 날끼다. 학교가 떠들썩 할끼다. 하긴, 선배가 무지 무섭드구먼.. 그것도 바로 한 단계 윗 선배가
더 설쳤다.
잠깐 빗나간 이야기를 좀 하자.
73년 신학기 초였다. 막 1학년 입학한 촌놈인 나는 교실에서 수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당탕“ 하며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우리 반에 느닷없는 2학년 선배들 3명이 ”우루~루“ 들이 닥치는데..!
그 시각이 선생님들이 교무실서 교무회의 시간이다.
그 막간을 이용하는 거다. 그 선배들 모습을 잠깐 어필하면... 당시 깡통 더퍼리 상고 학교라는 전재임.
당시 고등학생들은 무지 무서운 존재였다.
특히, 공고생. 상고생은 “학생 깡패” 라고 하였다. 놈들은 떼거리로 몰려
다니며 자기들 힘을 과시하며 다녔다. 일명 “**~ 파” 라는 이름~!
겨우 3명 밖에 되지 아니하는 별로 덩치도 크지도 아니한 선배들이다.
헌데 손에는 커다란 못이 박힌 나무 막대(책상다리)를 들고, 신발은 워커에다 검은 모자는 삐딱하게 쓰고는,
교실 교단에 올라가자 마자 몽둥이를 “땅~ 땅”하고 교탁을 치더니... 인상을 “파~악” 쓰며 하는 말...!
“이 새끼들, 말 듣지 아니하면 죽어! 모두 책상으로 올라가..!” 하는거다.
모두들 “후다~닥”하고 얼른 책상 위로 올라간다. 살기 위한 현명한 방법.
모자 삐딱하게 쓴 선배 왈 “너희들 주머니에 가지고 있는 모든걸 책상 위에 놓아라.” 그 말에 “우당.. 퉁탕~!”
아이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제 2차 경고장이 날아든다.
“느그들, 만약 숨겨놓거나 털어서 나오면 정말 죽는다. 빨리 올려 놔..!” 서릿발 고함에 혼이 나간 우리는,
너도 나도 주머니를 털어 올려 놓으니 나머지 2명은 신속하게 돌면서 책상 위에 놓여있는 아이들의 돈을 압수하는 것이다.
이건 완죤히 날 강도지..! 교실 강도털이 시간은 순간이다.
다시 3차 경고장이 또 다시 날아든다.
“이러한 일을 일러 바치는 놈은 죽어~. 응? 알았어?” 하니, 누가 거역혀?
그 누가 감히 그 명령에 불복종하리오. “네~!” 우렁차게 나오는 소리를 들은 선배들은 유유히 나가고,
다음 반으로 건너 간다. 이제 와서 돌이켜
생각 하건대, 그 눔의 선배들 “깡패 똘만이”일거여~!
그 선배들이 나간 뒤, 그 누구도 아무 말도 못하고 기냥 앉아들 있었다.
방금 무신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척.. 역시 촌놈들이여~! 너무 졸지에 당한 일이고, 후환도 두렵고 해서 조용히
묻어 버린거다. 이제는 지나간 까마득한 기억이다. 1973년 봄, 대전상고 1년 신입생 시절이었다.
당시는 정말 무지 무서웠다. 아직 그 사건을 기억하는 녀석들이 있으려나?
당해보지 아니한 놈은, 절대 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