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토 에 세 이
주산 . 암산 배우기
글 . 사진 : 이 상 현
Dpak사진작가. 객원기자
“자, 떨고 놓기를. 1,254원이요, 2,540원이요, 548원이요, 125원이요, 빼기를 515원이면?”
호산을 부르는 상업고등학교 교생이 같이 놓던 주판을 멈추고 우리를 바라본다.
나는 놓칠세라 번쩍 손을 든다.“3,952원요”씩씩하게 답을 말하는 녀석.“정답, 잘 했어요.”
필자 나이 9살, 초등학교 3학이었다. 여름방학에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유일한 방과 후 비슷한 수업이었다.
상고 다니는 형과 누나들이 코 흘리게 1~3학년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한다.
나도 대전상고 시절 유성초등학교서 여름방학에 급우들과 주산수업을 했던 기억이 난다.
초등 1학년시절, 아빠에게 강압?으로 배운 주산이었다. 잘 놓으면 “그래, 잘한다. 아이스께끼 사줄까?
그러다가 틀리면 호통을 치시며 심하면 뺨까지 맞은 기억이 난다.
덕분에 학교에서 주산을 제일 잘 놓은 녀석이 되었다.
한동안,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호출이 많았다. 학생들 성적점수를 계산해야 하는데
3학년 어떤 녀석이 주판을 아주 잘 논다는 소문에 이리 저리 불려 다녔다. 아버님의 선경지명에 상고에 진학,
전공을 살려서 단위농협과 MBC에 취직도 했다. “아버님, 정말 감사 합니다”
올해 1월에 대전시민대학‘주산암산지도사’과정을 신청했다. 그간 전공으로 써먹은
주산 실력을 더 이상 방치하면 녹이 슬까봐서다. 작년 환갑을 넘겼지만,
학구열은 누구 보다 욕심이 많은 나였다. 29명 신청자 중 남자는 단, 2명이다.
20~30대 여성 수강자 속에 나이든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 이것 또한 삶의 행복이? 아니겠는가?
고교시절 주산 4단정도 실력이었으니, MBC 시절 경리만 20여년 넘는 경력과 쉬지
아니하고 숫자와 놀았던 자신감이 이 과목을 선택했던 것이다. 역사가 30년 넘은 27줄 주판을 꺼내어
‘운주법과 누가법’을 튕겨보았다. 그래도 숨은 실력에 점점 속도가 붙는다.
73년 고교시절 만큼의 빠름은 아니지만, 녹슬지 아니한 손놀림에 새로운 학습에 도전했다.
나는 잘 하는데 남들에게 이해시키며 가르치는 법을 배우려는 것이다. 유치원부터 초등 3년 정도 아이들이
배우면 두뇌개발과 집중력이 향상될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필자가 40년 넘게 숫자와 노는 방법을 소개하려 한다. 숫자와 재미나게 노는 방법을 말이다.
자녀들과 이런 숫자 놀이를 하다보면 가족 간 의사소통과 웃음이 끊임없이 나오리라 감히 말하고 싶다.
우리주변 거리에 넘치는 게 숫자이다. 서있거나 움직이는 숫자~!
바로 자동차 번호판이다. 필자의 번호는 차량은‘41주 7535’다. 순식간에 이 번호 숫자를 기억하고,
하나하나 더한다. 합이 25가 된다. 다시 더하면 7이다.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번호 순서로 다시 풀어본다. 계속하여 따라오는 차량의 번호판을 내기를
하며 꿀밤도 먹이면서 말이다. 걸어가면서, 차를 운전하거나, 정차할 적에 쉬지 아니하고 앞 차, 옆 차,
건너편 오는 번호판을 이렇게 가지고 논다. 그러면 졸릴 틈이 없다.
억지로 하는 게 아니고 즐기며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런 숫자 놀이를 통해 순발력과 집중력이 향상될 것이다.
또한 두뇌개발에 많은 도움이 될 거다. 혹시, 뺑소니 차량을 순식간에 번호판을 외워서
신고할 수도 있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할 것이다. 친구들과의 숫자 놀이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도 있으리라 여긴다. 요즘 핸드폰을 들여다보지 아니하면 불안해 보이는
아이들이 좀 측은한 마음이 든다.
자, 우리 지금 부터라도 즐거운 숫자놀이에 재미를 가져 보는 게 어떨지요.
자기개발은 본인 스스로 해야 합니다. 주변에 멈추거나 움직이는 숫자.
이 숫자와 함께 신나게 놀아 봄이~!
2016.02.18.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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