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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 이상현의 사는 이야기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서로가, 살아온 세월이 길고도 짧다고 말들 하지만 순간의 이어짐이라.
하루가 길다고 느낄 때, 돌아보면 한해는 순간인 듯하다. 단기 4288년 매서운 겨울 1월에,
나는 충북 시골 이원 외갓집에서 새벽을 깨우고 이 세상에 나왔다고 한다.
외할머님은 덩실덩실 춤을 추셨다는데.
엄니는 나를 위해 추운 겨울날에도 계룡산 눈길을 한 걸음 걷다 미끄러지며 올라,
삼불봉에서 팔뚝만한 촛불을 켜고 훌륭한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두 손 모으신 그런 분이다.
죄송한 것은 그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한 게 나이가 들어서 비로소 알게 된 사실이다.
7살 국민학교 처음 입학 가는 길에, 가방을 메고 잘 가던 녀석이 갑자기 휙 돌아 학교 아니 간다고
도망가던 기억과 엄청 혼난 일이 새삼 떠오른다.
새해가 슬그머니 오더니, 저기 저기로 살그머니 지나간다. 내가 얼른
잡으러 달려가면 더 빨리 달아나는 세월이다. 그렇다. 우리 곁의 모든 것은 지나간다.
내 몸같이 아끼던 가족, 연인도 친구도 주변 사람들도 모두가 하나하나 떠나간다.
그 중에 나, 나도 떠날 것이다.
얼마 전, 한 사람이 떠났다. 한창 일할 나이에 그는 돌연 우리 곁을 갑작스런 사고로 떠났다.
준비 아니 된 이별, 그 이별은 우리를 무척 힘들게 한다. 마왕, 신 해 철. 68년5월6일~14년10월27일 (향년 46세)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흐린 창문 사이로 하얗게 별이 뜨던 그 교실
나는 기억해요 내 소년 시절에 파랗던 그 꿈을
세상이 변해가듯 같이 닮아가는 내 모습에
때론 실망하며 때로는 변명도 해보았지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회 없노라고
그대여”
아티스트 신해철 노랫말, 새삼 다시 들어본다. 한동안 생각 속에 머문다.
우리는 더 큰 집,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부의 축적에 인생의 전부를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외의 일들은 하찮은 일로 쓸모없는 일들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라 하겠다.
사진을 감상하고 시와 소설을 읽는 낭만. 전시장을 찾고 음악을 듣거나 일기를 쓰는
사소한 일들은 항상 시간에 쫓기는 우리들에게는 사치일 수도 있다.
부자가 되는 아버지가 되는 길에 도움이 아니 된다.
하지만, 기쁨과 슬픔이 교차되는 우리 삶의 가는 길에 주변의 예고 없는 슬픈 소식에
어깨가 움츠러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저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자그마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지금 나는 누구인가? 나는 잘 살아오고 있는가?
너무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
우리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대여, 할 수 있다면
짬을 내어 짧은 독서나 명상에 잠겨보자.
가끔 일기도 써보는 자신을 위한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보자.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어보자.
예고 없는 슬픔을 맞이하는 의연한 자세를 수용할 ‘정신적 근육’을 키워보자. 2015.01.16.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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